적극적 경청은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것일까 앞서 설명드리기도 했지만 이번 포스팅에서는 보다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태도를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우선, 영혼이 없는 적극적 경청이 있습니다. 즉, 비언어적인 메시지는 적극적 경청이 아닌데 기술대로 배운 말을 따라 하면서 척을 한다면 적극적 경청은 아무 효과가 없습니다.
1. 적극적 경청의 태도
우선은 자녀의 말을 듣고 싶어야 합니다. 상대방이 내 말을 듣고싶어 하는지 듣기 귀찮고 성가셔하는지를 우리는 단번에 알아챌 수 있습니다. 자녀도 마찬가지입니다. 훈계하고 혼내기 위한 무서운 눈빛이 아닌 반짝반짝 빛나는 눈빛이 담긴 소중한 보물을 발견하듯 아이의 말이 듣고 싶어야 합니다.
그리고 자녀의 말이 그 어떤 말이든 진심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셔야 합니다. 허무맹랑하고 어이가 없고 잘못된 것 같아 바로잡아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지라도 수용하셔야 합니다. 그게 자녀의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것을 고치기 시작하면 자녀는 솔직한 심정을 더 이상 털어놓을 수 없습니다.
이것이 참 쉽지가 않습니다. 하지만 자녀에게는 내가 가르쳐주고 싶은 그 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신뢰가 있다면 수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부모님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보면서 부모님도 자녀를 신뢰할 수 있는 거죠.
불안할 수 있습니다. 특히 너무 불안한 감정을 자녀가 갖고 있다면 부모님도 불안해지실 겁니다. 하지만 자녀의 그 감정은 영원히 지속되는 것이 아닙니다. 감정은 변하기 마련입니다. 그 감정들이 영원히 자녀를 괴롭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감정을 해소하지 못할 때 억눌린 그 감정이 자녀를 영원히 괴롭힐 수 있을 것입니다. 적극적 경청을 하다 보면 자녀는 스스로 이 감정을 해소하고 수용하고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는 부모는 자녀를 존중해야만 합니다. 독립된 인격으로 존중해야만이 이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겨서는 절대 이 태도가 나올 수가 없습니다.
자녀는 자신만의 감정, 생각을 가진 독자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자녀와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부모는 자녀로부터 독립해야만 합니다. 독립된 존재로서 함께 해야 합니다. 하지만 독립된 존재로서 부모가 자녀를 바라보다 보면 자녀의 말에서부터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계속해서 올라올 것입니다. 하지만 어른인 부모로서 우리는 이것을 억누를 수 있어야만 합니다. 아이가 독립된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해서 우리는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자녀가 얘기하고 있는 부호의 의미가 무엇인지 자녀의 세상과 입장이 되어서 자녀의 말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부모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이 자녀의 감정과 생각으로 바뀌는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즉, 부모가 자녀의 감정과 생각을 자신의 감정과 생각으로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자녀의 감정과 생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2. 적극적 경청이 필요한 순간
어느 부모든 좋은 부모가 되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에게 조언을 하고 해결해 주려고 하는 습관이 단단히 뿌리박힌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는 결국 좀처럼 내 아이를 믿을 수가 없다는 말과 동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부모님들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내 아이들이 부모에게 신뢰를 좀처럼 주지 않았으니 내가 이렇게 된 거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부모에게 신뢰를 줄 만큼 발달이 완성되어 있지 못합니다. 아이가 신뢰를 주지 못한다고 하시는 건 조력자의 부모역할이 아닌 판단자의 부모역할을 하고 계신 것입니다. 아이는 부모에게 먼저 신뢰를 보여주기 어렵다는 것을 아시고 부모님이 아이들에게 신뢰를 먼저 보여주셔야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적극적 경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적극적 경청이 필요한 순간은 바로 아이들이 자라면서 겪는 문제들로 인해 실망감, 좌절감, 고통을 보일 때입니다.
자녀들은 자라면서 이런 감정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인정하지 못하시는 부모님들도 참 많으십니다. 이게 뭐라고 그런 실망감을 갖고 이게 뭐라고 좌절감을 갖는지 자녀의 나약함이 답답해 하시는 거죠. 혹은 자식을 고통스럽게 한 타인과 상황을 도무지 용납하기 힘들어하시는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아셔야할 것은 자녀의 부정적인 감정은 너무도 당연히 느낄 수 있는 타당한 감정입니다. 또한 자녀가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상황과 타인들도 너무도 있을 수밖에 없는 당연한 환경입니다. 그 어떤 부모도 자녀들이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 않도록 조정하고 완벽하게 환경을 통제하실 수 있도록 전지전능할 순 없습니다.
자, 그러면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적극적 경청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적극적 경청은 자녀가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방법입니다. 여기서 잘 아셔야 할 것이 바로 자녀의 문제라는 것인데, 자녀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 그리고 자녀가 처한 환경도 모두 자녀의 문제이지 부모님의 감정과 부모님의 환경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부모님의 자녀의 감정을 바꿔주려 하고 자녀의 환경을 조정하려고 하는 것은 자녀의 문제를 자녀의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자녀의 문제를 모두 부모의 문제로 가져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부모님도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 자녀와 부모님의 관계도 악화됩니다. 여기서 또 오해하시는 게 자녀의 문제라고 해서 관심을 갖지 않고 신경쓰지 않고 네 알아서 하라는 태도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진정 염려하고 관심을 갖지만 문제를 해결할 책임은 아이가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자녀를 독립된 인격체로 존중하고 자녀의 능력을 믿을 때만이 가능한 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적극적 경청을 통해 자녀가 놀랍게도 자신의 감정과 상황을 처리해 나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적극적 경청을 할 때 긍정적인 마무리가 되지 않는 것을 매우 찝찝해하며 어떻게든 훈육으로 마무리하려는 경우가 있으신데 모든 대화를 완벽히 끝내지 않으셔도 됩니다. 나중에라도 자녀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찾을 것을 믿으시고 매번 건설적으로 결론이 맺어지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3. 마무리
적극적 경청을 통해 자녀들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이것이 받아들여지는 것을 경험합니다. 불평해봤자 상황이 바뀌지 않는 것을 자녀들도 알고 있습니다. 다만 공감받는 경험이 필요하고 이는 자녀들이 감정과 상황을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적극적 경청을 잘못 활용하시는 예를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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